체스 그랜드 마스터의 심적표상
"계속해서 진지하게 고민하라
그리고 '나만의 패턴'을 만들어라"
안녕하세요 Steve-Lee입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것 같은데... 밤낮으로 찬바람이 불어오는게 가을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을'하면 어떤 단어가 떠오르나요? 천고마비의 계절, 하늘은 높고 말은살찐다는 사자성어. 가을 소풍. 체육대회. 단풍 등... 많은 단어들이 떠오르는데요. 저는 '가을'하면 '독서'가 떠오릅니다. 바람도 선선하고 날씨 맑은게 여유롭게 공원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부쩍 드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집에 오자마자 요즘 읽고 있는 『1만 시간의 재발견』라는 책을 꺼내들고 읽어봤습니다. 책을 읽던 중 떠오른 생각들이 너무 좋아 그 생각들을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오늘의 주제는 '체스와 전문성'입니다. '체스'와 '전문성'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요? 체스를 잘 하면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걸까요?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역사상 최고의 체스경기의 비밀
1924년 러시아의 체스 그랜드마스터 알렉산더 알레힌은 뉴욕의 한 호텔에서 세기의 체스대결을 준비합니다. 편안한 쇼파에 앉은 그는 쇼파 뒤로 이어진 테이블에 앉은 수 많은 체스기사들과 '1대 다(多)의 대결'을 펼칩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12시간이 넘게 이어진 경기에서 그는 16승 5무 5패를 기록합니다. 지금까지도 최고의 경기로 꼽히는 경기로 체스 역사에 한 페이지를 멋지게 장식한 경기입니다. 그런데 이 대결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습니다. 세기의 대결이 평범한 체스경기가 아니였다는 것입니다. 알레힌은 26명의 체스기사와 '눈가림 체스'를 뒀습니다.
두 눈을 가린 채 도전자가 움직이는 말(馬)에 대한 전달자의 소리만으로 말의 위치를 파악한뒤 이에 응하는 수를 둔것입니다.
정말 놀랍지 않나요?
그랜드 마스터의 비결은 무엇일까
이런 흥미로운 사건을 '전설'로만 남기고 싶지는 않았나봅니다. 1만시간의 재발견 저자의 스승인 허버트 사이먼(Herbert Simon)과 빌 체이스(Bill Chase)는 체스실력의 최정상에 오른 그랜드마스터와 체스 중수, 체스 하수 세 집단을 비교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어떤 변수가 그들사이에 '실력의 차이'를 만드는가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연구 전 질문을 던졌습니다. '과연 체스 그랜드 마스터들은 체스말 하나하나를 다 외우는 것일까?' 그래서 허버트와 빌은 조건을 달리한 두 가지 실험을 합니다.
우선 일반적인 체스게임을 중간정도 진행한 후에 세 그룹에 체스판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5초동안의 시간 동안 그들이 체스판을 얼마나 외울 수 있는지를 실험했습니다. 그랜드 마스터는 3분의 2를 중수는 중간정도의 말을 초보자는 단 2개의 말정도를 기억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이번에는 정상적인 체스판이 아닌 무작위로 배열된 체스판을 세 집단에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점이 발견됬습니다. 체스 그랜드 마스터가 기억한 내용과 중급자 그리고 초보자가 기억한 말의 수가 거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단 2개의 말 정도를 기억한 것입니다.
뭔가 느낌이 오시나요?
실험을 통한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는 체스 그랜드 마스터가 엄청난 암기력으로 체스판의 말 하나하나를 재현하는 걸로 알고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체스판의 말을 하나하나 외우는 것이 아니라 체스 경기의 흐름 즉 패턴을 암기 했던 것입니다. 이를 저자 에릭센은 '심적표상'의 활용으로 정의했습니다.
그렇다면 체스 그랜드마스터가 체스판에서 벌어지는 '의미있는 패턴에 대한 암기'를 어떻게 하는 걸까요? 단순히 수 많은 시간을 게임을 하며 보내면 그랜드 마스터 처럼 할 수 있을까요? 1만시간의 노력을 기울이면 그랜드 마스터처럼 될 수 있을까요? 재능이 없다면 1.5만시간, 2만시간의 노력으로 그랜드마스터가 될 수 있을까요? 여기서 우리는 한번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노력입니다. 하지만 노력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노력했는가'입니다.
그랜드 마스터가 되는 방법
의미있는 패턴을 암기하는 방법을 에릭센은 그랜드마스터의 훈련법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랜드 마스터들의 훈련법은 특별했습니다. 단순히 게임을 하는 시간을 오래보내는 것과는 달랐습니다. 우선은 체스 게임을 합니다. 게임이 끝난 후 다음 게임을 어떻게 준비할까요? 그 전에 저는 하나 묻고 싶습니다.
'과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저라면 게임을 이겼으면 '역시 난 지지않어' 게임을 졌으면 '음... 다시한번해볼까?'라고 생각했을거 같습니다. 여기서 차이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게임의 양'은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게임을 분석'하는 것입니다. 내가 둔 수가 어떤 수였으며, 내가 둔 수가 최고의 수였는지, 그리고 어떻게 했으면 좋았으며, 앞으로 어떤 수를 두는게 더 좋을지... 그랜드 마스터들이 집중했던 부분은 바로 '자신의 수를 연구 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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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연구'는 비단 체스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단어를 외워도 "책을 마음이 자기 전에 편안해지고 읽으면 잘와 잠도" 라고 외우면 우리는 얼마나 기억할 수 있을까요? 아마 몇 단어 기억 못하지 않을까요? 반면 "자기 전에 책을 읽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잠도 잘와" 라고 외우면 얼마나 기억할까요? 완벽하게 기억하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내용이 머리속에 보다 더 많이 기억되지 않나요? 허버트와 빌이 주목한 부분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의미있는 패턴'을 이해하는것. 바로 '심적표상'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의미있는 패턴을 연구하다
다시 그랜드 마스터의 얘기로 돌아오겠습니다. 그들은 체스게임을 즐기는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조금 전에 말씀드린데로 그들의 수를 연구했습니다. 자신이 둔 수를 연구하고 분석하면서, 다음의 수를 생각합니다. 다음의 수가 좋다면 그 다음의 수를 생각하고, 만약에 더 좋은 수가 있다면 다시 되돌아가 더 좋은 수를 생각합니다. 이러한 '수에 대한 연구'가 계속해서 진행되면서 그들은 체스게임에 숨겨져 있던 '의미있는 패턴을 암기'하는 수준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나아가 오랜 시간이 지났을 때 단 몇 초 만에 게임의 흐름을 읽고 최적의 수를 찾아내는 능력을 그들에게 제공하는 비밀이 되는 것이지요. 오랜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더 익숙해 지는 것입니다(And like any great relationship, it just get better and better as the years roll on -Jobs said-)
전문성을 키운다는 것
지금까지 '체스 그랜드마스터의 훈련법'을 통한 '전문성'을 최고수준으로 키우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어떤가요? 정말로 위에 나온 방법대로 한다면 '전문가'가 될 수 있을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방법'은 누구나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떄문입니다. 우리 누구나 마음속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싶어합니다. 처음에는 강한 열정을 가지고 일에 빠져들죠. 하지만 그 열정은 몇일이나 지속되던가요? 하루 이틀 사흘 나흘... 시간이 조금만 지나 일주일이 되면 우리는 이전에 익숙했던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오곤 합니다. 즉 '항상성'을 못이겨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 가는 것이죠. 그렇게 우리는 좌절과 절망을 하게되고 전문성은 특별한 사람들의 영역으로 남기곤 합니다...
열정만으로 최고 수준에 달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 대한 한 가지 답을 원하신다면 아래의 포스팅을 참고해 주세요!
저는 이전부터 이 문제를 깊게 고민해 왔습니다.
'과연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라는 고민을 계속해서 해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뾰족한 수'는 없었습니다. 한 분야의 전문가의 글을 읽어보고, 인터뷰 내용을 찾아보고, 직접 강연에 참석해 강연을 듣고 질문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들은 저를 '전문성'에 이르게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절망감'은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목표를 도달하는 과정에서 숱한 절망과 좌절을 겪었지만 그러한 실패의 과정속에서 저는 하나의 답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비록 '도전과 실패'가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지만 계속해서 나를 도전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마음속 하나 둘 자리잡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게 무엇인지 아직 정확히 말할 수 없을거 같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진정한 나'에 이를 수 있을것 같다는 느낌이 조금씩 밀려옵니다.
어쩌면 제게 주어진 삶에서 평생 '특정분야의 최고'가 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계속되는 도전과 실패 그리고 나를 둘러싼 환경의 변화로 꿈과는 점점더 멀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실패'한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는 과정속에서 저만의 '심적표상'이 형성되고 나만의 길을 개척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끝으로 스티브 잡스의 2005년 스탠퍼드 졸업사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습니다. "Connecting the Dots"
제가 지금 가고자 하는 길과 제가 도착할 길이 다를 수 있지만 그 점들을 이어나간다면 분명 '저만의 옷'을 입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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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에 이르는 길도 알았고, 두려울것도 없습니다. 그저 즐기면 될거 같네요. 흥미롭군요 ㅎㅎ 이상 Steve-Lee였습니다^^
<독서노트>
1만시간의 재발견을 통한 전문성 기르는 방법
3장 심적표상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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